슬기로운 감빵생활 해롱이 결말은 꼭 그래야만 했을까? 마지막편에 보내는 신원호 PD 의 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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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지친 일상의 활력소가 되어 주었던 tvn 의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막을 내렸습니다. 처음붙 16부작으로 구성이 되었으니 마지막회가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드라마는 종반부로 가고 있는데 여전히 흥미 진진한 긴장을 놓치지 않는 구성으로 마지막 까지 재미있게 시청을 하게된 드라마 입니다.


처음에는 제목 에서 보여 주는것처럼 감빵 이라는 아주 아주 특수한 배경을 하고 있는 드라마 여서 다소 생소 하고 도무지 이 드라마의 스토리를 예측 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또, 지금 까지 간간히 드라마나 영화속에서 보여 주었던 감빵 즉, 교도소의 이미지는 어딘가 모르게 어둡고 무거운 이미지 여서 그닥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역시 신원호 PD의 마법은 이번에도 변함없이 완전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냈습니다. 교도소 라는 특수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절대 무겁거나 어둡지 않고 그러면서도 적절한 리얼리티를 잃지 않으며 여기에 아주 아주 뛰어난 연기력의 출연자들이 함께 하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드라마에 몰입 하게 만드는것 같았습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점은 꽤 비중있었던 극중의 등장 인물들이 중간 중간 소멸되어 가는 구성 입니다. 문래동 카이스트 라든가 극 초반 김재혁과 깊은 갈등의 구조를 만들어 내던 조폭이라든가 교도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인 고박사 라든가 아무튼 중간 중간 꽤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 하던 캐릭터들이 극의 흐름을 방해 하지 않으면서 자기의 역할을 끝내면 조용히 사라져 갑니다.




이런 구성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지만 쉽지 않은 연출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인물이 사라지면서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순환 구조는 웬만큼 치밀한 구성이 따르지 않는다면 시도 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인물들이 사라지고 새로 나타나는 과정에서 결국 마지막회에 살아 남은 캐릭터는 몇명 되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김재혁과 김재혁을 보조 하고 있는 캐릭터들인 교도관을 제외 한다면 장기수인 민철씨, 억울한 누명을 쓴 유대위 그리고 해롱이 정도가 결말이 정리 되어야 하는 캐릭터 입니다.





사실 슬기로운 감빵생활 마지막편을 보기전 까지는 어느 정도 해피엔딩을 예상 했었습니다. 드라마의 흐름 자체가 코믹하면서 밝고 건강한 웃음을 주는 흐름 이어서 비록 교도소의 생활이지만 마지막에는 좋은 결말을 내리고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것으로 마무리 되리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는 이런 예상은 맞아 떨어졌고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는 결말 이어서 이제 이 드라마가 끝나는 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슬기로운 감빵생활 최강의 캐릭터 라고 할 수 있는 해롱이의 결말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마약중독자이면서 동성연애자인 해롱이는 캐릭터의 배경이 되는 주요 설정에서는 소외받고 무시 당하고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가 어울릴법도 한데 우리의 해롱이는 엉뚱하고 밝으며 무한 긍정을 가지고 있는 완전 사랑스러운 캐릭터 였습니다. 게다가 캐릭터 자체가 워낙 강렬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캐릭터와는 완전 차별화되는 매력의 소유자 입니다.


해롱이는 마지막 편에서 출소를 앞두고 있었고 그 동안 갈들을 겪었던 어머니의 진심이 드러 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절대 자신을 보러 오지 않을 거라던 어머니가 출소일에 등장 함으로써 마지막편인 만큼 해롱이도 마약을 완전 끊고 어머니의 진심도 통하고 또한 애인이 반지를 준비 하는 과정도 보여 줬으니 이 부분도 좋은 결말을 맺게 될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렇게 결론이 지어 졌다면 어쩌면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부담스럽지 않으며 가장 받아 들이기 쉬운 결론 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신원호 PD는 마지막 반전을 준비 했습니다. 





해롱이는 출소를 하자 마자 함정 수사에 걸려 들어서 다시 마약을 하게 되었고 결국 기다리는 가족들은 만나지도 못한채 다시 체포가 되어 교도소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반전이며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유일한 새드엔딩 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신원호 PD 는 마약 중독자는 그렇게 의지 만으로 쉽게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끝까지 리얼리티를 살려서 현실적인 결론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조금은 이상하게 들립니다. 왜냐하면 슬기로운 감빵생활 자체가 리얼리티가 섞여 있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이지 못한 내용들로 가득 차있는 드라마 이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어쩌면 신원호 PD 가 말한 현실적인 결론 이라고 하는것은 마약 중독자는 그렇게 쉽게 약을 끊을 수 없다는 부분이 아니라 이 나라의 경찰들이 비열한 함정 수사를 하고 있다는 부분 아니었을까? 하는 부분 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교도소 라고 하는 시설은 교정 시설이라고도 하고 교화 시설 이라고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회로부터 격리 하고 다시 교화 하여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돌려 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마음을 굳게 먹고 사회인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람에게 이 처럼 함정수사를 통해서 검거 실적을 올리려 한다면 이는 얼마나 비열하고 야비한 일일까요? 게다가 해롱이 처럼 죗값을 치르고 이제는 건강한 사회인이 되어서 올바르게 살아 가기를 희망하는 가족들에게는 얼마나 잔인한 일일까요?





어쩌면 신원호 PD 는 이런 비열하고 야비하고 잔인한 행태에 대해서 마지막회에 결론 없이 화두를 던짐으로써 오랬동안 이 사회에 여운이 되기를 희망 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꼭, 마약 중독자 뿐만 아니라 조직폭력배, 도둑, 강도 등등 전과자들을 상대로한 표적 수사 혹은 함정 수사를 통한 실적 올리기는 과거 우리 경찰들에게는 공공연한 비밀 이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적폐와의 전쟁을 하면서 진통을 치르고 있습니다. 드라마속의 해롱잉게는 너무 너무 미안한 일이지만 해롱이를 통해서 우리 사회는 버려야 할 것은 분명 버리고 가야 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우리 사회가 해롱이를 받아 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묻고 있는듯 하기도 합니다. 


"당신은 마약중독자 이면서 동성연애자인 해롱이를 편견 없이 당신의 이웃으로 받아 들일 준비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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